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나는 게임을 개발해 보고싶다.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고, 창작을 좋아하는 나에게 게임은 컴퓨터로 만들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창작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것을 단지 상상으로만 남겨두고 있다. 다만 언젠가 그것을 실현할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나에게 상상인 이것을 실현하고 있는 사람들은 삶은 어떨까? 그 궁금증이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대상 독자
책에 나와있는 게임(바이오쇼크, 데드 스페이스 등)들 중 하나라도 혹은 그 후속편이라도 해본 사람인가? 게임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가? 자신이 제 2의 스타듀밸리, 제 2의 마인크래프트를 만들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정말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느낀점
게임은 게임을 정말 사랑하는 마음에 만드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도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이들의 이야기는 소설 보다도 더 소설같지만 결과는 그 무엇보다도 지독하게 현실적이다.
이 책은 90년대의 게임들이 주로 등장한다. 유명한 게임의 에피소드도 있었고,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게임의 에피소드도 있었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개발자들의 에피소드도 담겨있다. 대체적으로 모든 에피소드의 결말은 암울했다. 게임의 수익만을 신경쓰는 회사와 게임성을 추구하는 개발자들의 갈등. 회사를 벗어난 개발자들의 겪는 자금난과 막상 출시했지만 돌아오는 무관심...
예를들어,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게이머들 중에 넥슨을 뼛속까지 사랑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것이다. 넥슨이 많은 PC와 모바일 게임에서 과금을 유도하는 행동들이 게임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게임도 더럿있었다.) 그럼에도 게임 개발사는 넥슨의 마케팅과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넥슨이 요구하는 게임을 만들게 되고 개발자들은 자신이 원치않는 방향으로 게임을 만들게 된다.
그렇게 출시한 게임이 혹여 망해버리면? 개발자들은 개발사를 떠날 준비를 해야한다. (그나마 잘되면 다음 게임을 위해서 또 다시 밤샘 개발에 들어간다.) 그리고 자신의 포트폴리오로 남은 것은 만들고 싶지 않았던 망해버린 게임뿐이다. 좋다 때가 되었다. 게임성이 높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독립적인 게임 개발사를 창업한다. 이제 돈에 허덕일 일만 남았다. 아무 소득도 없고 피폐한 삶이 이어진다. 버티고 버텨 어찌저찌 게임을 출시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소위 명작 게임을 만들어낸 개발사도 위 흐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 했다. 후속작을 만들었는데 성적이 저조하다던가. 퍼플리싱 회사에서 말도 안되는 일정을 내준다던가. 개발사와 퍼블리싱 회사의 게임에 대한 갈등이 생긴다던가. 수 많은 이해관계 속에 개발사가 문을 닫으면 개발자들은 책의 제목처럼 흘린 피와 땀을 리셋해야 한다. 게임 개발자들의 현실적인 삶이 궁금한가? 잔혹하게도 이 책에 잘 담겨있다.
책을 덮고 나는 생각에 빠졌다. 꿈과 돈의 딜레마에 대해서. 목표를 달성해도 그것이 황금빛 미래일 수는 없다는 현실에 대해서...
Gh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