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워커를 읽고

나는 1인 기업에 관심이 많다. 1인 기업은 오롯이 내적 동기에 의해 능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그 시점을 당기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러던 중 '솔로 워커'라는 책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즐겨보던 weekly D 뉴스레터에서 나눔을 진행하여 신청했는데 감사하게도 읽어 볼 기회가 주어졌다.


솔로 워커


이 책에서는 1인 기업의 비즈니스와 관련된 이야기는 전혀 다루지 않는다. 큰 틀에서 보면 '솔로'와 '워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1인으로 그리고 근로자로써 어떻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며 일을 할 수 있는지 말이다. 이 책의 대상 독자는 나와 같이 1인 기업에 대하여 관심이 있거나, 솔로 워커 혹은 워커로써 번아웃을 겪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인상 깊은 문구


혼자서 일한다는 것

"모든 요청에 '예스'라고 대답했습니다. 성공의 흐름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주어진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했죠. 경력의 관점에서 보면 저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시간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그건 그가 기대했던 '성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p.36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솔로 워커를 상상해 보지 않았을까? 상사가 없는 직장. 능동적인 일. 정말 짜릿할 것이다. 실제로 솔로 워커들은 직업 만족도가 매우 높다. 하지만 솔로 워커들은 종종 자신이 '근로자'라는 사실을 잊는다. 실제로 나 역시 하루를 '내 일'로 채우기 위해서 1인 기업을 꿈꿔왔기도 하다. 위 문구를 읽으며 그러한 삶이 정말 행복할 것일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온라인에서 정보를 공유할 때 뇌는 도파민을 비롯해 뇌를 기분 좋게 만드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로 흘러넘친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트윗과 리트윗, 인스타그램의 좋아요 같은 스마트폰 알림의 홍수에 기꺼이 빠져든다 ... 사회적 그루밍에 참여하려는 충동은 설탕이나 소금, 지방을 섭취하려는 본능과도 같다 ... 우리는 게걸스럽게 관계를 먹어치우지만 영양은 결핍된 상태가 아닐까? p.45

혼자서 일하는 것은 고독하다. 고독하다는 것은 그저 혼자있는 상태를 의미하지만 고독이 위험한 이유는 그 속에서 외로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외롭다는 감정은 인간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다만 외로운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집착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외로움이 느껴지면 자주 밖으로 나가자. 모르는 사람과 대면하는 것 만으로도 인간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관객들이 공연장을 떠날 때 정문 앞에 서서 감사의 말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 공연이 끝나고 10분 동안 감사의 인사를 전했을 뿐이지만 이후의 시간을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기에는 충분하다 ... 그는 일하는 시간 중 90퍼센트는 혼자 있지만 항상 청중을 마음에 두고 있다. "지금은 청중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들이 저를 연주자로 만들어주니까요. 관객이 없다면 빈 의자만 바라보며 연주해야겠죠." p53

개인적으로 위 문구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혼자 일하는 것은 고독하고 어쩌면 외로움을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누군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며 그들에게 감사함을 잊어선 안된다. 그 어떤 일을 하던 자신의 고객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은 참 아름다운 것 같다.


"의미 있는 일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 모든 의미는 그것을 찾는 사람에게 발견되는 겁니다 ...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이란 모두가 '그 일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해도 여전히 하고 싶어 하는 일을 말합니다" p63

나는 내 일이 나에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다만 책을 읽으며 그게 '학습된 의미'라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는 학습된 의미는 다소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자신이 진정으로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찾자. 의미있는 일을 찾았다면 급진적으로 바꾸지 않더라도 점진적으로 바꿀 필요는 있다.


일한다는 것

때로 우리는 쓸데없는 일에 집중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속인다. 그때는 분명 뭔가를 미루고 있다 ... 일을 미루는 진짜 이유는 과제에 대한 두려움, 능력에 대한 두려움, 지원을 요청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성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 '내일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어리석게도 미래의 내가 현재의 자신과 다른 존재라 믿는다. 하지만 당신이 시작하지 않는다면 완벽하게 마음의 준비가 되는 날은 영영 오지 않는다. p155

이 글을 읽고 많이 찔렸다. 심지어 나는 내일로 미루지도 않는다. 끝내지 못할 과제로 분류하곤 했는데... 이런 태도를 되도록이면 고쳐야 겠다. 다만 책에서는 뒤로 미루는 것도 창조적인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므로 당장 과제를 실행하기 망설여 진다면 전혀 상관없는 행위를 한 뒤 다시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시도한다는 자체에 어려움이 있다면 어떡할까? 문득 예전에 보았던 아래 영상이 떠올랐는데 어려운 과제가 시도하기 전에 우주로켓처럼 카운트 다운과 동시에 발사하는(행동하는) 방법을 사용해 봐야겠다.


살아간다는 것

10년 뒤의 모습을 적는다. 야망, 건강, 체형, 일, 외모, 가족, 집 등 무엇이든 된다. 그것들을 열 문장으로 요약한다. 마지막으로 그 문장의 시제를 현재 형으로 고친다. 현재 시제 일기를 매일 매일 쓰다보면 자신의 목표에 대한 책임감을 미래의 내가 아니라 현재의 나에게 부여함으로써 행동을 실행하게 한다. p226

나는 추상적으로 10년 뒤에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그 모습이 되기 위해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위에서 어려운 일들을 미뤘듯 미래의 자신이 현재의 자신과 다른 사람이라 믿는 것 같다. 실제로 현재 시제 일기를 작성해보니 미래의 나 역시 지금의 나와 다를바 없다. 지금의 나도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막연히 상상하는게 아니라 책임을 현재로 넘겨준다는 발상이 재밌는 것 같다.


느낀점

  • 보이는 곳에 식물 두기
  • 일하고 싶은 책상으로 만들기
  • 바르게 앉고, 가끔은 서서 스트레칭하기
  • 끼니를 때우는 것이 아닌 근사한 식사하기

인상 깊은 문구에는 추가하지 않았지만 추후 실행해보고 싶은 항목들이다. 이처럼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솔로 워커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일에 대한 행복과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대해서 조언하고 있다. 감성적인 호소가 아니라 인터뷰와 통계를 기반으로 논리적이며 모든 조언은 위처럼 즉각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조언하여 집중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과거의 내가 접했다면 '이게 뭐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나는 '무엇이 되는 것'에 크게 집착했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선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 되면 행복하지 않을까?', '~에 취업하면 행복하지 않을까?'라며 성취에만 집착했다. 실제로 무엇이 된다는 것은 행복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얼마가지 않으며 되려 나를 불행하게 만들었다. 무엇이 되는 것에만 집중한 나머지 된 다음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솔로 워커가 된다거나, 솔로 워커로 성공한다거나 하는 내용이 아니라 솔로 워커가 되면 겪는 현실적인 문제와 어떡하면 건전한 '워커'가 될 수 있는지 조언해준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솔로'와 '워커'의 삶에 대해서 한 번 더 고민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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