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회고] 2025-03

1. 불안정함과 사과

회사에서 동료에게 좋지 않은 언행을 했다. 잘못을 했으면 이유가 어찌되었든 최대한 빠르게 사과를 하는게 맞다. 그러나 이걸 잘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잘못을 인지하고 사과하는데 반나절 정도 걸린 내 이야기다. 사과를 하기 전에는 '어리니까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는 내 모습이 추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내가 잘못한 행동들,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다음에는 그러지 않을 수 있도록 주의하겠다고 했다. 시간이 해결해주길 바라는 수동적인 태도보다 잘못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사과하는 능동적인 태도가 나를 발전시키는 듯 하다.

잘못은 누구나 언제든지 할 수 있다. 잘못을 한 후에 변명을 하는 사람보다는 인정하고 다시 반복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2. 말

나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한 듯 하다.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서 좋지 못한 행동들을 많이 한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언행에도 관심이 생긴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자기의 부정적인 감정을 여과없이 말하지?', '저 사람은 어떻게 모두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말할 수 있는거지?' 그러다보니 사람과 보내는 시간들이 더 피곤해졌지만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최근에는 나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여기며 자신의 불쾌를 나에게 배설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랑 이야기를 하고나면 한 일주일 동안은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진다. 회사에서의 일이 재미있고 성취감도 있고 몰입도 되어서 만족스러운데 배설을 한번 당하면 정신이 메마른다.

3. 자동차 구매와 전국일주

봄이 사라지고 바로 여름이 오는 듯 해서 그런지 자동차를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날이 적당할 때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다. 자동차를 구매할 명분은 충분하다. 돈도 적당히 있다. 그래서 행동에 거침이 없어진다. 주변 사람들은 6개월 전부터 자동차를 구매할지 고민하는 나를 봐왔어서 그런지,, 조금씩 부추긴다. 그래서 자동차 계약금을 내고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자전거든 자동차든 상관없이 전국일주는 해보고 싶었다. 마침 5월에 연휴가 조금 있길래 2주 정도 가는걸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를 위해 숙소를 예약하고 자동차 렌트를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고 있다. 내 마음에 드는 숙소를 두고 조금 고민하니 다른 사람들이 먼저 결제해서 채간다. 이게 벌써 10번은 넘은 것 같다. 여기에 이제는 자동차가 5월달에는 나온다고 하니 여행 일정 자체를 조금 미뤄야할지 고민이 된다.

한달살기도 하고 싶은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 여행이 나에게는 꽤 중요하다. 집이나 회사가 아닌 공간에서 일하는게 나에게 맞는지, 시골살이가 나에게 잘 맞는지 확인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달살기를 하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필요한데 자동차를 구매하면 주거비가 부담이 된다. 참으로 로또가 간절해지는 순간이다.

4. AI 활용과 AI 구독 비용

회사에서도 AI 도구를 사용해서 개발을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다양한 AI 도구를 활용해보고 있다. 다만, AI가 주는 정보를 마냥 믿었다가 하루를 통째로 날린적도 있다.

5. 진짜 애자일

새로 백엔드 개발을 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하루에 기능 하나를 만드는걸 목표로 최대한 일을 잘게 나누고 피드백 주기를 빠르게 가져가고 있다. 이 방식의 단점은 매 순간 쫓긴다는 점이다. 그래도 AI가 단순 반복 작업을 도와줘서 꽤 수월하다. 이 프로젝트는 A-Z까지 백엔드 개발 모든 과정을 다 경험해볼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다. 처음 repository 생성부터 프로젝트 구조 잡기, 컨벤션 잡기, ci/cd 붙이기, db 생성 및 migration 자동화, 서비스 띄우기, API 개발. 1년전에 리더님이 나에게 약속했던 것들을 지금에야 하게 되었다.

그만큼 지난 1년간 너무 바빴다. 그만큼 요즘은 안정화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개발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6. 자전거와 운동

요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사우나를 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있다. 날씨가 꽤 괜찮아서 야외 운동하기 딱 좋다. 운동을 하다보니 왜 회사 사람들이 운동을 하는지 알겠다. 가까운 시일 내에 자전거 대회도 나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전거를 운반할 자동차가 필요한데...

7. 대한민국의 ‘정답’에 대한 의문

대한민국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종하는 정답이 있다.
학창시절에 열심히 공부해서 상위권 대학에 가고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
그리고 집을 구매하기 위해서 소비는 최소한으로 하고 자동차, 해외 여행 같은 사치스러운 소비를 하지 않는 것.
그렇게 집을 구매한 후에는 강남에 입성하기 위해 여러번 갈아타는 것.

문득, 이게 정말 모두에게 통용되는 절대불변의 유일한 정답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겠지.
공부를 못해도 하위권 대학에 가도 대기업에 못가도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다.
집을 구매하는건 화폐 가치 하락 때문에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난, 나만의 선택을 하고 그 순간들에서 가치를 찾고 성숙해지면 되는 것 아닐까?
중요한건 매 순간 내 의도대로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경험하는 것 아닐까?

최근에 소유냐 존재냐 책을 읽고 있다.
얼마 안읽었지만, 우리는 소유에 너무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8. ‘소유냐 존재냐’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읽으며, 스스로의 삶에도 소유에 대한 집착이 있는지를 고민해보고 있다. 자동차 구매나 집 마련 같은 문제도 이 관점에서 새롭게 돌아보려는 노력 중에 하나다.

책을 읽고 느낀 점들을 직접 행동에 옮길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그 사유의 과정에서 ‘정말 필요한 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누리는 순간에 집중하자’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더 자유롭고 가벼운 존재 상태를 추구하고자 이전과는 다른 선택들을 하나씩 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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