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못할까 봐 시작조차 못하는 마음.

완벽하지 못할까 봐 시작조차 못하는 마음.

제목

완벽하지 못할까 봐 시작조차 못하는 마음. ; 점심 메뉴 선택으로 보는, 결정의 어려움 아래 숨어 있는 세 가지 생각

인상 깊은 핵심 문구

내가 걷는 길의 고난은 드러나지 않는 다른 이들의 슬픔보다 유달리 고단해 보이고, 내가 가지 않은 길의 환희는 나의 소소한 행복 보다 유난히 멋져 보인다.

이 글을 어떻게 읽게 되었는지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갔다. 추천 글을 살펴보던 중 '완벽하지 못할까 봐 시작조차 못하겠어요.'라는 글이 보였다. 이 글은 저 글의 추천 글로 올려놓은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읽게되었다.

저자 histroy

저자 : 두두
저자 소개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커피브루어(SCA pro.), 풀어쓰는 마음 이야기, 함께 생각하고 위로하고 싶습니다.
블로그 : https://blog.naver.com/dhmd0913
브런치 : https://brunch.co.kr/@cafeformind

인상 깊은 구절

  • 무엇을 먹을까 하나에도 수천 번의 고민을 반복하는 우리다. 허나 이는 들여다보면 한정된 돈으로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가장 아름답게 채울 것인지를 고민하는, 실은 꽤나 심오한 문제다.
  • 삶의 모든 선택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심지어 언제 마무리될지조차 예측할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것들 중 세상이 내게 허락하는 것은 언제나 극히 일부이다.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자가 언제나 존재한다는 사실 만큼 절대적인 원리는, 누구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다.
  • 한정된 자원으로,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채울 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시간은 무한하지 않고, 가진 것은 늘 부족하며, 흘러간 과거는 되돌릴 수 없다. 그렇기에 삶의 선택은 늘 어렵다.
  • 우리의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마음을 구체적으로 고찰해보면.
  • 첫 번째 생각은 '완벽에 대한 강박'
  • 우리가 자라온 환경, 교육과정은 답을 찾는 연속이었다. 삶의 선택지를 고를 때도 같은 양식으로 접근한다.
  • 살아가며 결정할 순간마다 우리는 여러 선택들 중 가장 적합한 답이 있다는 전제를 암묵적으로 떠올린다. 삶의 선택은 시험과 다르다.
  • 무엇을 고른다는 것은, 각기 장단점이 존재하고 그 합이 비슷한 여러 갈림길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이다. 정답과 오답을 나눌 수는 없다. 우리는 이러한 모호한 선택지 앞에서, 좀 더 알아보고 고민하면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결정을 주저하고 미루게 된다.
  • 두 번째. '기회비용에 대한 이상화'
  • 삶의 길에는 각기의 장단점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멋져 보이기만 한 이의 내면에도 남모를 고뇌가 있고, 얼핏 힘들고 고단해 보이는 이에게도 그만의 행복이 있다는 것을.
  • SNS, 유튜브와 같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화려함은 포장되어 드러나고 아픔은 가려지는 요즘이다. 내가 걷는 길의 고난은 드러나지 않는 다른 이들의 슬픔보다 유달리 고단해 보이고, 내가 가지 않은 길의 환희는 나의 소소한 행복 보다 유난히 멋져 보인다.
  • 사람의 마음에는 이득보다 손해를 견디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 가지지 못하는 화려함과 누구나 겪는 삶의 고난이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손해인 양 느껴질수록 다음 선택에 고민이 많아지고, 섣불리 나아가기 힘들어진다.
  • 마지막. '최선을 다해도 완벽하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 과감한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혹은 시작을 하지 않으면 '아직' 기회가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다. 막상 선택을 하고, 최선을 다했으나 원하는 결과가 주어지지 않을 때의 상실감이 두려운 것이다. 전력을 다해도 도달하지 못할 때의 허탈감이 지레 겁이 날 때, 선택하지 않았기에 역으로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안심이 될 때, 우리는 선택을 주저하게 된다.
  • 우리는 마치 어떠한 결정이 삶 전체를 규정할 듯이 생각하지만 개개의 선택은, 실은 그 자체로는 그리 큰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좋은 면과 나쁜 면을 합치면 애초에 비슷하기 때문에 선택의 문제가 되고 고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삶을 이루는 것은 선택 자체가 아니라 그 선택에 따르는 실천이다.
  • 나아가는 방향을 정했다고 해서 결말에 도달할 수 없다. 어떻게 꾸준히 나아갈 것인가는, 실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보다 더욱 심오한 문제일 지도 모른다. 삶에 정답은 없으므로, 스스로, 그리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삶에 도달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떠한 방향도 정답이기 때문이다.
  • 오랜만에 찾아온 완벽하지 않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이 한 그릇이 고스란히 고마웠다.
  • 행복은 내가 고른 간짜장이 옆 사람의 짬뽕보다. 사진 속 화려한 음식들보다도 완벽할 때 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메뉴와는 상관없이 오늘의 짜장 속 유달리 실한 돼지고기를 발견할 때 온다. 매번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주어진 나의 길에 몰입할 때 온다.
  • 오늘도 망설이는 중이라면 고민 자체가 어느 쪽으로 나아가도 괜찮다는 증거임을 떠올리고, 그나마 나은 쪽으로 첫 발을 디뎌보자. 때론 선택에 고민이 되더라도 꾸준히 그때그때의 최선의 한 발자국을 내딛어 보자
  • 물론 단호하게 메뉴 선택을 한다고 해서 일 년 내내 백발백중 마음에 들 수 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거를 수 없는 점심처럼 삶을 꾸준히 먹어내다 보면, 종종 마음에 드는 한 끼의 기쁨 같은 소소한 행복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운이 좋다면, 혹은 지치지 않고 차근차근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인생 맛집 같은 나만의 삶을 찾아낼 지도 모른다.

서평으로 쓰게 된 계기

처음 이 글을 보고 내용도 짧은데 프린트해서 알바 쉬는 시간에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프린트하고 가끔 읽어봤다. 2번 쯤 읽으니 나만의 기록으로 남겨서 나중에도 읽기 편하게 만들어 볼까? 하고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생각

나는 그 누구보다 완벽해야 한다. 완벽하게 끝내지 못한다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

군대에 입대하기 내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이었다. 실패가 두려웠고, 내 실패를 바라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다. 입대하고 난 후부터는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완벽주의는 내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했지만, 완벽하지 못할까 두려워서 시도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때 즈음에 나다싶(나다 싶으면 나와)을 주입받았을 것이다. 일단 했다. 그 일이 무엇이든, 일단 하고 그 일을 완벽하게 만들었다. 그 일에 대한 나의 지식과 경험 또한 남들보다 더 뛰어나게, 완벽하게 만들었다. 자주포를 내 손과 발처럼 부드럽게 조종하고 다른 정비병들보다 더 정비에 대한 지식이 해박해지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는 정비에 항상 지원해서 정비관님 곁에서 하나라도 배우고자 노력했다. 정비를 위해 1km 남짓한 거리를 기동할 때도 선탑자와 승무원이 에쿠스의 승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온몸의 승차감을 곤두세웠다.

결국, 자주포에 관해서는 자타공인 최고의 조종수, 탄약 반장, 조종 반장 등으로 불리면서 군 생활을 마쳤다. 입대가 18년 4월, 자대배치가 6월, 분과 최고 선임의 전역이 8월, 투고의 전역이 19년 3월, 내가 조종수 탑을 찍은 날이 4월, 내 맞선임의 전역이 7월. 내 전역이 12월. 완벽주의를 꿈꾸던 나는 8개월 동안 허무했다. 간부들도 못 고치는 것을 내가 고칠 때는 희열을 느꼈지만, 더 목표로 할 지점이 없었다. 남은 기간은 맞후임 한 명만 어르고 달래서 내가 가진 모든 지식을 주입하고 전역했다.

완벽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과연 군대에서 어떤 부분에 있어서 완벽할지 미리 계획을 세우지도, 생각하거나, 상상을 해본 적도 없었다. 그냥 했다. 그게 무엇이든, Just do. 그냥 했다. 하고 나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완벽 하고자 계속 보완해나갔다. 모르는 게 생기면 개인 정비 시간에도 전사관님께 물어보고, 장비 교범(사용자 교범, 기술 교범, 정비 교범 등)을 보면서 궁금증을 해소해나갔다. 입대 전에는 계획을 세우느라 바빴다. 2학년 여름방학에는 완벽한 졸업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어떤 것을 만들지, 어떤 언어를 사용할지, 어떤 플랫폼을 사용할지, 어떤 API를 사용할지 고민만 하고 계획만 세웠다. 책도 사긴 했지만, 예시조차 전부 따라가지 못하고 마무리했다.

완벽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상상만 해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아니다. 상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그냥 딱 상상에서 멈춰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행동을 하면, 상상만 했을 때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만족스럽진 않더라도 결과물도 나올 것이다. 이제 그 결과를 만족스럽게 바꿔가면 된다. 설계를 좀 더 완벽하게 하고 올 걸이라는 생각이 들면 프로그램을 처음 만들 때 생긴 경험과 지식의 도움을 받아서 설계하면 상상만 할 때보다 훨씬 더 수월하고 시간도 단축된다. 행동하기 전과 후는 경험이 달라서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가 다르다. 20년 30년 경력의 개발자가 가진 혜안에는 못 미치더라도 상상만 할 때보다는 더 트인 시야를 가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읽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소개한 예시로 끝마쳐야겠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제리 율스만(Jerry Uelsmann)교수는 영화사진 수업 첫날,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눴다. 수행한 과제의 양만으로 평가받는 ‘양적 집단’과 한 장의 사진만 제출하는데 이 한 장의 질적 완성도에 따라 평가받는 ‘질적 집단’. 학기 말에 율스만은 가장 완성도 높은 사진들이 양적 집단에서 나왔다는 것을 보고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한 학기 동안 이 학생들은 수없이 사진을 찍고, 구도와 조명을 실험해보고, 다양한 인화 방법을 테스트해보면서 수많은 실수를 통해 배워나갔다. 수백 장의 사진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이들의 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다. 반대로 질적 집단은 사진의 완성도에만 매달렸다. 결국 이들은 입증되지 않은 이론들이나 보통 수준밖에 안 되는 사진에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행동을 취하지는 않고 최선의 접근법을 생각해내는 데만 몰두한다.’

최고의 선택이 어디 있을까? 내가 한 선택이 최선이 되도록 만들어야지.

출처

완벽하지 못할까 봐 시작조차 못하는 마음. ; 점심 메뉴 선택으로 보는, 결정의 어려움 아래 숨어 있는 세 가지 생각 ,https://blog.naver.com/dhmd0913/221568992478, 두두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리어, 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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