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종종 걱정이라는 거짓말을 한다.; 불안 아래 교묘히 숨어있는 세 가지 생각.

제목

마음은 종종 걱정이라는 거짓말을 한다.; 불안 아래 교묘히 숨어있는 세 가지 생각.

인상 깊은 핵심 문구

특히 상위 10%의 기준이 평균이 되는 한국 사회는 개인에게 끊임없이 스스로의 상품 가치를 높일 것을 주문한다.

이 글을 어떻게 읽게 되었는지

요즘은 줄어들었지만, 군 복무시절 행보관님이 항상 나한테 '이제 그만 걱정 좀 내려놔라'라는 말을 많이 하셨다. 그 만큼 나는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이런 내용도 있을까 하고 두두의 마음 카페에 검색을 해보았다.

저자 histroy

저자 : 두두
저자 소개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커피브루어(SCA pro.), 풀어쓰는 마음 이야기, 함께 생각하고 위로하고 싶습니다.
블로그 : https://blog.naver.com/dhmd0913
브런치 : https://brunch.co.kr/@cafeformind

인상 깊은 구절

  • 차라리 실컷 놀고 공부를 시작하거나 애초에 놀러가질 않았으면 될 텐데. 피로했다. 우리는 전력을 다할 때가 아니라, 이도저도 아닐 때 피로하다
  • Aikins와 Craske는 12년 발표한 논문에서 범불안장애의 불안을 만들어내는 왜곡된 생각(인지왜곡)을 세 가지 제시했다.
  1. 걱정을 함으로써 그보다 더 큰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는 것.
  2. 불안을 하며 현실에 당면한 위협에 대한 걱정을 잊는 것.
  3. 걱정 자체가,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마술적 사고이다.
  • 우리의 마음은 배배 꼬인 친구와 같은 때가 있다. 걱정을 풀어주고 불안을 잊게 하기 위해 좋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그 안의 허점을 찾아내고 속편한 소리라 폄하하거나 꼬투리를 잡는다. 묘하게도, 그 대신 당면한 불안에 사로잡힌 마음에, 더 큰 걱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지금의 불안으로부터 우리 마음의 신경을 돌릴 수 있다.
  • 당면한 위협에 대해서 우리는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할 것만 같은 부담을 느낀다.
  • 고도의 경쟁이 당연한 자본주의 사회, 특히 상위 10%의 기준이 평균이 되는 한국 사회는 개인에게 끊임없이 스스로의 상품 가치를 높일 것을 주문한다.
  • 해야 할 일만 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나는 가끔 주어지는,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에도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걱정을 했다. 온전히 마음이 쉬지 못했다.
  • '걱정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줄 것이란 마술적 사고', 나는 불안했던 것이다.
  • 걱정을 안고 있는 내 마음은 항상 어두웠다. 걱정은 원하는 미래와 내 모습을 만들어주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종종 훼방을 놓았다. 걱정 때문에 시도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 나의 미래가 될 수도 있었을 많은 것들이 걱정에 가려져 사라져갔다.
  • 현재 처한 형편이 얼마나 괜찮은지 그렇지 못한지를 떠나, 끊임없이 지금보다 나아져야 한다는 강박이 얼마나 나를 옥죄고 있는지. 아니, 나아진다는 기준을 무엇으로 평가하는지가 서글펐다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 안 그래도 걱정 투성이인 삶이다. 정말 필요한 만큼은 걱정하고, 그 이상에 대해서는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되집어 보자. 얼마가 되었든, 그리 크지 않을지 몰라도, 내려놓은 걱정의 크기만큼은 당신에게 소소한 평안과 행복으로 돌아오길 기원해 본다.

서평으로 쓰게 된 계기

나는 걱정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사소한 걱정거리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하지 않아도 될 걱정에, 해도 쓸모 없는 걱정에 고민하고 힘들어했다. 지금도 걱정하는 버릇이 많이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그때와는 마인드가 많이 달라졌다. 애쓰지 말고, 놓아줘야 하는 것을 놓아주게 되었달까. 걱정으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작성했다.

생각

그때 당시 나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전역해서 전사관님이 차로 태워다주는 그 순간에도, 전역하면 무엇을 할지에 걱정이 되어, 차라리 부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이 목구멍을 간질거렸으니까. 부대에서는 중증 환자였다. 하루라도 포상에 내려가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쳤다. 단 하루 일일 점검을 안 한다고 화포가 망가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매일 매일 점검해도 화포는 고장 난다. 상병 1호봉 때부터 k-10 3문을 혼자 관리했고, k-9 6문도 같이 관리하게 된 건 상병 3호봉 때였을 거다. 9문의 자주포를 관리하다 보니 내린 결론은 자주포는 매일 관리해도 망가진다. 그러니 최대한 자주 확인해서 망가진 부분을 최대한 빨리 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필요 이상으로 열심히 하는 또 다른 적을 마주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나는 매일 정비에 가고, 쉬지 않고 자주포에 관련된 경험을 쌓았다.

사실 내 이런 완벽함에 대한 강박과 자주포에 대한 걱정은 몇몇 사고에서 시작된다. 상무대에서 교육여단장님께 화랑상을 받고 출동한 첫 훈련 복귀 길에서 내가 조종하던 자주포는 엔진실에 800L 가량의 연료를 전부 쏟았다. 포대에서 유일하게 상을 받아온 조종수라는 자부심과 내 조종 실력에 대한 믿음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아마 그날, 남들은 다 샤워하고 개인 정비를 하는데, 나는 밤 8시까지 정비고에서 정비했다. 심지어 그 화포는 기동 일주일 전에 엔진 탈거 해서 창정비라고 했던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엔진을 분해해서 새로운 부품으로 갈아 끼웠다. 그 자리에 나도 있었다. 전사관님은 별일 아니라며 나를 위로했지만,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다른 일화로는. 조종수는 점점 전역해서 조종 가능 인원이 줄고 있을 때였다. 예비 조종수가 상무대에서 라이센스를 따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예비 조종수가 혹여 떨어질까 불안했는지 나한테 와서 계속 물어보길래, 간부님한테 부탁해서 일주일 동안 자주포 기동 연습만 했다. 어차피 필기는 문제 은행이 있었고, 내 기수도 80명 중에 90점 이상이 60명이었다. 그래서 실기 연습만 시켰다. 하지만 떨어졌다. 그 후로 여단장님이 우리 여단에 탈락자가 너무 많다고, 자체 시험을 보고 보내는 방식으로 바뀌고, 탈락자가 적은 대대 위주로 상무대에 파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내 잘못은 아니었지만, 다음 조종수도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되어, 말하지 않아도 연습문제를 뽑아주고 자주포를 제어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등 모든 방면에서 도움을 줬다. 그래도 떨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줄어들지 않았다.

걱정은 나를 더 열심히 하게 만들어 준다. 걱정은 내 정신을 피폐해지게 만들지만, 내 한계를 지속적으로 극복하게 만든다. 정비관님이 k77 조종수를 두고 나한테 정비해보고 안 되면 부르라고 하며 담배 피우러 가실 정도로 걱정은 나를 성장시켰다. 하지만 성장하는 기쁨보다는 걱정이라는 괴로움이 컸다.

사실 나는 많이 불안했다. 불안했기에 걱정했고, 걱정을 해결 가능한 문제라 생각했기에 제어하고자 했다.

지나고 보니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에서 많이 걱정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세상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 흘러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삶은 그렇지 않다. 내 계획은 우연히 들어맞을 수도, 완벽히 빗겨나갈 수도 있다. 최대의 노력이 최상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고, 최소의 노력이 최하의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 = 노력 + A라고 생각한다. A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뭐 운이겠지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려면 최소한 그만큼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니 그 정도의 노력을 해보고 적당히 놓아주자.

결론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문제를 고치고자 노력하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고, 적당히 놓아준다면 내 삶의 질이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출처

마음은 종종 걱정이라는 거짓말을 한다.; 불안 아래 교묘히 숨어있는 세 가지 생각.,https://blog.naver.com/dhmd0913/221574329659, 두두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리어, 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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